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증권/기본적분석

분리형 BW

[금융] 분리형 BW, 분리가 가능하니깐...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

최근 들어 외국계 펀드로부터 이자율 0%로 자금을 빌린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여럿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. 이자율이 0%라… 그렇다면 공짜로 돈을 빌려 주고 있다는 이야긴데요. 돈 버는 데는 귀신(?) 같은 외국계 펀드가 무려 4~5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이자 한푼 받지 않고 공짜로 빌려 주고 있다니 언뜻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군요.

 

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습니다.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.

 

우선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‘신주인수권부사채(BW, Bond with Warrant)’를 발행해서 돈을 빌린 것입니다. BW에 대해서는 저의 칼럼에서도 몇 번이나 소개를 한 적이 있는데요. 일반 채권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어 일정한 시기가 되면 미리 정해둔 가격(전환가격)으로 정해진 수량만큼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가 있죠. 따라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BW를 발행할 당시 정해둔 가격보다 더 오르게 되면 외국계 펀드는 이 권리(신주인수권)를 행사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.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대상이 되는 코스닥 기업 역시 전망이 좋다 보니 이자가 전혀 없는 좋은 조건으로도 BW 발행이 가능했던 것이죠.

 

두 번째는 이러한 BW가 대부분 ‘분리형’이라는 것입니다. 아무리 나중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 보고 몇 백억 달러를 무이자로 빌려주기란 쉽지가 않습니다. 하지만 BW 중에는 한가지 재미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‘분리형 BW’입니다. 앞서 말한 신주인수권(warrant)을 BW의 채권(bond)에서 떼어내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합니다. 다시 말해 돈을 빌려주고 BW를 인수한 외국계 펀드는 여기서 신주인수권을 따로 떼어서 제3의 외국계 펀드에게 다시 팔 수가 있는 거죠.

 

따라서 비록 무이자로 빌려 주더라도 주식을 받을 때까지 굳이 기다릴 필요 없이 신주인수권을 얼마간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면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 준 거나 마찬가지의 수익을 낼 수가 있는 거죠. 물론, 신주인수권을 매수해 간 제3자는 나중에 주식인수 행사를 해서 돈을 벌 속셈으로 이것을 사는 것이고요.

 

 

참고로 이러한 BW 발행은 해당기업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?

 

회사가 신규사업을 벌리는 데 필요한 자금을 거의 이자한푼 내지 않고 빌리게 되었으니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겁니다. 따라서 이러한 자금조달 내용이 발표되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겠죠. 하지만 나중에 일정 기간이 되었을 때 BW에 붙어 있던 신주인수권을 매수해 간 제3자가 주식인수를 행사한 후 이를 시장에 내다 판다면 그때는 물량 부담으로 주가가 빠지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겠죠. 세상사 모든 일이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까요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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